인텔 2015년 4분기 실적 발표 : PC의 부진을 서버/모바일로 상쇄한 한 해
인텔은 오늘 2015 회계년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연중 많은 부침을 겪었으나 마지막 분기에 기록적인 매출을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었는데, 구체적으로 지난 분기 총매출은 149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4분기에 비해서는 1% 상승한 것이고,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3% 증가한 것이다. 다만 총이익률은 직전 분기보다 다소(1.1%) 하락한 64.3%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43억 달러, 순이익은 36억 달러로 집계되어 전년도 4분기 대비 1%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1주당 순이익은 거의 같은 수준인 0.74달러로 지켜냈다.
2015 회계년도 전 기간을 통틀어 보면 총매출은 554억 달러로 2014 회계년도보다 1% 감소했고, 총수익률 역시 1% 감소해 62.6%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40억 달러로 무려 9% 하락했으나 순이익은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어, 전년 대비 2% 하락한 114억 달러가 되었다. 전반적으로 2015 회계년도는 전반기의 부진을 후반기의 약진으로 씻었다고 평할 수 있겠다.
2015 회계년도 전 기간을 통틀어, 인텔의 가장 거대한 사업부인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CCG)이 제일 부진한 실적을 냈다. CCG의 총매출은 322억 달러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는데, 4분기만 떼어 놓고 보면 오히려 1% 상승한 것이기는 하다. 현재 인텔은 14nm 공정의 스카이레이크를 선적 중에 있으며 작년 11월을 기점으로 스카이레이크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반을 넘어섰다고 한다. 한편, 14nm 공정으로의 이전은 과거 인텔의 제조공정 교체 속도에 비춰 볼 때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스카이레이크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PC 시장 전반의 침체야 두말할 것도 없고, 이에 따른 CCG의 부진 역시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그나마 개별 품목의 가격(ASP, average selling price)이 소폭 올라 하락폭을 완충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인텔의 '기록적인 분기 매출'을 견인한 힘은 어디로부터 나왔을까. 바로 데이터센터 그룹(DCG)이 인텔의 성장동력 역할을 했다. DCG는 2015 회계년도를 통틀어 16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무려 11% 향상된 것이었다. 4분기만 한정해서 보면 DCG의 총매출은 43억 달러로 전년도 같은 분기 대비 5% 높은 실적이었다. 이러한 호실적은 업계 전반의 클라우딩 컴퓨팅 흐름에 힘입은 것이었는데, 클라우드 시장은 개별 PC 시장과 상보적인 관계에 있기에 전통적인 PC 시장의 강자인 인텔 같은 회사에 있어 이러한 흐름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다만 DCG는 원체 마진이 큰 분야이고, 인텔은 이 영역에서 거의 경쟁자가 없다시피 한 지위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인텔이 현재 이 분야의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가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 (IoT) 부문 역시 2015 회계년도 동안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전년 대비 7% 상승한 23억 달러의 총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비록 인텔의 다른 두 사업부와 비교했을 때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겠지만 드디어 ARM 진영과 경쟁해볼 만한 규모가 되었단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알다시피 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인텔이 아직은 이 분야에서 큰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하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IoT 부문은 4분기만 떼어 놓고 보더라도 전년도 4분기 대비 6% 향상된 실적을 기록, 6억 2500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 (SS) 부문은 인텔이 얼마 전 인수한 맥아피 바이러스 백신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 2015 회계년도 전체를 통틀어 실적이 2% 감소하는 수모를 겪었다. 총매출 22억 달러에, 4분기만 떼놓고 보면 상황은 더욱 우울해져서 전년 대비 3% 감소한 5억 43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마지막으로 인텔이 손을 뻗고 있는 분야는 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NVM, non-volatile memory) 사업부이다. 놀랍게도 NVM 사업부의 2015 회계년도 총매출은 전년 대비 21% 올라 26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특히 인텔이 2015년말 새로운 3D 크로스포인트(XPoint) 메모리 기술을 공개했음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성장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전망할 수 있다.
2015 회계년도 전 기간을 통틀어, 인텔은 76억 달러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했으며 그 중 46억 달러는 배당의 형태로, 30억 달러는 자사주 매입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특히 배당의 경우 1주당 배당금은 전년보다 다소 상향된 1.04달러로 진행된 바 있다.
또한, 인텔은 동 회계년도 중 Altera와의 인수합병 건을 완전히 완료하며 총 95억 달러의 대금을 지불했다고 공표했다.
마지막으로 인텔은 2016 회계년도에 2015 회계년도 대비 5~9% 내외의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Altera의 인수를 통해 FPGA 분야에의 진출이 새로운 성장동력 중 하나로써 자리잡게 되리라고도 기대하고 있다. 총이익률은 지금과 비슷한 63%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다.